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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보감

타우린이 풍부한 노약자의 보양식, 낙지

by 원룸에 놀러와 주인장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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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연포탕이 담겨져 있다.
연포탕

낙지
타우린이 풍부한 노약자의 보양식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먹을 수 있는 해산물로 문어의 사촌인 낙지가 있지요. 문어가 동해와 남해안에서 잡히는 데 비해 낙지는 서해에서도 잡힙니다. 그리고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는데, 여름의 무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주는 데는 낙지가 제격이라는 뜻이지요.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 낙지
낙지는 기운을 나게 하고 피로 회복에 좋기에 '낙지 한 마리가 인삼 한근과 맞먹는다'는 말이 전해옵니다.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 의하면 "농사일에 지쳐 쓰러진 소에게 낙지 3~4마리만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기록해놓았는데, 실제로 전라도 해안의 농민들은 지친 소에게 낙지를 호박잎에 싸서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갯벌에서 나는 산삼이라고 불립니다.
낙지는 문어와 마찬가지로 발이 8개 있으면서 크기는 작기에 소팔초어(小八梢魚)라고 하고, 그 밖에도 석기(石)·장거어(擧魚)·낙제(絡蹄·絡結) 등의 이름이 있습니다. 낙제라는 이름 때문에 과거를 앞둔 선비들이 꺼려서 먹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지요.

한의학에서 낙지의 효능은?
우리 몸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 기와 혈인데, 기를 돕는 약을 보기제라 하고 혈을 돕는 약을 보혈제라고 합니다. 낙지는 기와 혈을 모두 돕는 보기 보혈제이므로 원기 회복에 좋은 음식이 됩니다. 그래서 온몸에 힘이 없고 팔다리가 나른하며 숨이 찰 때 좋습니다. 신장의 정기를 보충시켜주며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도 있습니다.

낙지는 특히 어떤 사람에게 좋은가?
과로해서 피로가 쌓인 사람에게 좋고, 성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도 좋습니다. 질병을 앓고 몸이 허약해진 사람이나 기력이 쇠약해진 노인에게도 좋은 보양식이지요. 비위장이 허약하고 입맛이 없는 사람은 생강즙을 넣고 볶거나 삶아 먹으면 됩니다. 혈액을 생성하는 효능도 있어 새살을 빨리 돋게 하므로 다치거나 수술을 받은 환자의 회복식으로 좋습니다. 출산 후에 몸이 허약하거나 젖이 부족한 경우에 효과가 좋은데, 미역국에 넣어 먹어도 좋습니다. 여성의 생리가 불순하거나 자궁에 출혈이 있을 때도 좋습니다.

낙지 하면 연포탕이 떠오르는데, 연포탕은 오래전부터 먹었을까?
연포탕(泡湯)은 연할 연 자에 거품 포(泡) 자를 쓰는데, 두부란 뜻도 있습니다. 원래 연포탕은 한고조 유방(劉邦)의 손자로 뒷날 회남왕淮南王)에 봉해진 유안(安)의 명으로 만들어진 요리라고 합니다. 유안은 도가 사상을 모아 회남자(淮南子)》라는 책을 지었고, 신선들의 전기를 모은 책도 지었지요.
조선 후기에 편찬된 연중행사와 풍속을 정리하고 설명한 세시풍속집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0월조에는 “두부를 가늘게 썰고 꼬챙이에 꿰어 기름에 지지다가 닭고기를 섞어 국을 끓이면 이것을 연포탕이라고 한다. 여기서 포라는 것은 두부를 말하며 한나라 무제 때 회남왕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두부전골인 셈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연포탕은 무·두부·쇠고기·북어·다시마 등을 넣어서 맑게 끓인 국으로 제사 때 탕과 같은 음식이고 상가(喪家)에서도 끓였습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연포탕 하면 낙지 연포탕을 가리키는 것으로 굳어지는 추세입니다. 숙취 해소 효과도 있으므로 낙지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면 술이 잘 취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낙지 연포탕은 안주로도, 술 마신 뒷날 해장국으로 먹어도 개운한 음식이 되지요.

낙지에 들어 있는 영양소는?
낙지는 새우·게·굴·조개 등을 잡아먹습니다. 그래서 지방과 당질이 적고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데, 특히 타우린과 히스티딘이 들어 있어 칼슘의 분해와 흡수를 도우므로 훌륭한 스태미나 식품입니다. 특히 타우린이 100g당 871 mg이나 함유돼 있어 문어의 643mg보다 많습니다. 타우린은 간의 작용을 돕고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므로 동맥경화와 협심증을 비롯한 성인병 예방에 좋습니다. 비타민 B·철·인·칼슘 등이 풍부하므로 여성의 빈혈이나 폐경기와 함께 오는 갱년기 장애에도 좋습니다.
또한 마그네슘.나트륨·칼륨·유황·요오드-코발트·망간 등의 미네랄도 들어 있습니다. 기억력을 비롯한 뇌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도 많이 들어 있지
요.

낙지를 먹을 때 주의할 점은?
낙지는 차가운 성질이므로 몸이 냉하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합니다. 두드러기가 자주 일어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흔히 먹는 고추장을 듬뿍 넣고 얼큰하게 만든 낙지볶음이나 낙지전골은 몸이 냉하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도 어울립니다.
낙지는 감과 함께 먹으면 위장을 상하게 하거나 구토·복통·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둘 다 차가운 성질이고 수렴 작용이 있어 기의 소통이 방해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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